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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권 응모글에 어마어마한 리플이 달려 있었다. 리플 속에는 얼마나 카쉬를 존경하고 있는지 절절하던지 뭣도 모르고 신청하는 내 허접한 리플을 지우고 싶었는데 지우지 않았던 것은 내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단아하고 청초한 기운을 내뿜는 포스터 속 오드리 햅번때문이었다. 물론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 거 보면 떨어진게 분명하다. 그래도 당첨운이 내 주위를 휘감고 있었던 모양이지 우연히 참가한 독립영화포럼에서 내 이름이 호명되더니 카쉬전 티켓을 쥐어줬다.Yousuf Karsh, (December 23, 1908 – July 13, 2002) 이런 정보를 몰라 전시관에 들어서기 전에 보았던 KARSH100 를 ' 서거 100주년 ' 즈음으로 오인했다. 하지만 사진 속에 인물들은 굳이 100년을 넘지 않고도 볼 수 있는 인물들인것을!! 하다가 탄생 100주기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런 무지 속에 있던 어린양이 불쌍했던지 도슨트시간이라며 관계자들은 관람객들의 주의를 끌었고 나는 1등으로 도슨트 앞에 서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잘 나오지 않는 마이크를 손바닥으로 툭툭 치며 준비하는 그녀의 설명이 시작됐고 나는 순한 양마냥 순진한 눈으로 정말 열심히 들었다. ![]() #1 처음 만나게 되는 빨간 벽면에 걸린 네 액자 속의 네명의 각기 다른 인물들은 Karsh의 작품세계에 영감을 실어다 준 사람들이라고 한다. 배우였던 첫번째 부인, Solange Karsh / 캐나다 문인이며 28살 연상의 친구, Madge Macbeth / 두번째 부인, Estrellia Karsh / 그리고 삼촌의 친구이자 스승인, Jhon Garo 였다 개인적으로 두번째로 걸려있는 여인의 옆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Estrellia Karsh 라는 Karsh의 두번째부인이라고 했다. 그녀는 반쪽짜리 얼굴 속에 베어있는 옅은 미소가 상상하지도 못할 행복을 그려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도슨트가 이 부인이 어떤 직업을 가졌을것 같아요 하는 물음에 나를 비롯한 너댓명은 " 발레리나요! "하고 외쳤다. 하지만 그녀는 의사였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 첫번째 부인 사진을 유심히 보지 못했는데 도슨트가 끝나고나서 한적할 때 멍하니 첫번째 부인 사진 앞에 서있었는데 이 사진도 두번째부인 못지않게 행복을 그려내고 있었다. < Under the willows >라는 제목의 이 작품 속에 Solange의 모습은 마치 보티첼리의 < 비너스의 탄생 >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녀의 이른 죽음에 상실한 그는 이 작품을 금화로 찍어 사람들에게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렸다고 한다. #2 사진 하나하나를 지나칠 때 끔뻑끔뻑 놀라기도 했는데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유명인사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였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대단하고 고귀한 인생을 살아서 감히? 범접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위인전 속 인물들이 Karsh의 사진 속에 살아있었다. 특히 헬렌 켈러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은 그녀가 내가 태어난 20세기를 살아갔던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엄마가 살던 시대를 살아갔던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냥 매우 놀랐다.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었기도 하거니와 저명한 인물치곤 내가 너무 모르고 있었던 사실에. 그리고 슈바이처슨생님도 그랬다. 온갖 주름으로 뒤덮힌 그의 얼굴을 보니 얼마나 세월의 흔적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느꼈다. 정말 착한 마음 먹고 살아야지라고 다짐하게 된다. 아무래도 못된 생각하면 얼굴에 오기있는 주름으로 뒤덮혀 못난 할머니로 늙는 건 끔찍하다. 게다가 너무 탱탱해서 나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피부를 한 모습을 떠올리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냥 멋지게 늙어야지. 도슨트의 말로는 되게 시끄러운 상황 속에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자신만의 일을 하던 슈바이처 선생님을 찍은 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주름 사이에 세월과 고뇌의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 #3 그리고 포스터와 표 속에 오드리햅번이 되게 화려하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뚜렷한 이목구비때문이었을까.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사진 속에 그녀는 그저 깃이 올려진 검은 니트와 뒤로 넘겨버려 하나로 묶은 머리였다. 어떤 화려한 장치도 없는데 꽤나 우아하고 화려하다고 느껴졌던 것은 그녀에게 풍기는 그 어떤 것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이 사진때문에 많은 여배우들이 ' 오드리 햅번 처럼! ' 찍어달라는 줄기찬 요청을 해댔다고 한다. 역시 청비자와 흰티로 아름다움을 가늠할 수 있다는 기준이 정설처럼 굳어지는 건가? 응?; 전체적으로 피사체들의 편안한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Karsh에 대한 인상이었다. 사진 속 인물들이 주변의 공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느꼈던 것은 대체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던 것이다. 억지로 만들지 않고 말이다. 하나만 빼면, 재클린 케네디 사진. 재클린 케네디는 Karsh의 열렬한 광팬을 자처했다고 한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절대 모른척하지 않고 인사를 나누며 사진을 찍기를 고대했다고 했고 찍었다. 그 당시 그녀의 화려한 일상 덕분이었을까, 화려한 레이스가 들어간 드레스를 입은 그녀 뒤로 화려한 배경이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다. 대통령과 엄연히 다르겠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이었던? Ibn Abdul Aziz Faisal 의 사진을 보면서 권력의 웅장하고 화려함을 절로 느꼈는데 그것은 화려했던 배경이 아니라 왕의 뽐새가 풍기는 오묘한 힘때문이었다. 게다가 세계 1차대전? 당시 영국 엘리자베스 공주사진을 찍는 데 사진 속 그녀의 모습은 당찬 려성의 모습이었다. 그 당시 나찌의 폭격을 받는 가운데도 런던을 떠나지 않고 국민들을 돌봤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행적때문인지 침착하면서도 왕족으로서의 잃지않는 기품이 단아함을 풍기게 해주는 것같았다. #4 빛에 의해 손이 강조됏던 마임배우 Jean Louis Barrault 의 사진을 보며 램브란트 그림이 슬쩍 생각났는데 흠_ 틀리지 않았는지 도슨트가 램브란트의 빛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어린아이마냥 속으로 킥킥대며 좋아했다.; 두번째 부인처럼 옆모습이 찍힌 소설가 Francois Mauriac 의 사진이 좋아 나도 저렇게 찍어보고 싶다라는 욕망이 꿈틀대기도 했다. Karsh도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빛의 매력에 빠졌다던데 나도 스튜디오? 응? 유일하게 칼라사진으로 주황빛이 감도는 빨간색이 눈에 띄었던 사진 속에 소피아 로렌은 30센티는 족히 넘을법한 챙이 둘러진 빨간 모자를 쓰고 해맑은 웃음으로 렌즈를 보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이 화려한 여배우의 일상이 고정관념처럼 굳어져 버리게 할정도로 화려하고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였다. 모든 여배우가 그런 웃음을 띄었으련만... #5 Best of Best를 꼽으라면 Jessye Norman이라고 하는 흑인 오페라 가수였다. #6 대단한 인물들이었지만 그들을 대단하게 느낄 수 있는 건 Karsh가 가진 감수성과 매력덕분이었을 것이다. #7 카쉬전 말미에 한국작가 사진들이 빽빽히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유명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둘러봤다. 모두 인물 사진이었는데 John Cage 사진 위에 있던 사진가 임응식씨 사진을 보니 1993년 서울의 거리가 보였다. 20년에 가까운 과거라는 것에 놀랐다. 내가 살았던 한국의 모습을 더 보고 싶었지만 이 사진 빼고는 인물만 있는 사진이라 안타까웠다. 게다가 마지막엔 유인촌 장관도 계신다. 음헛헛헛헛헛헛헛헛헛, 에이치! 그리고 어디선가 많이 봤던 작품들도 있는데 그 가운데 김혜수 사진도 있다. 그녀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가슴에 뽕이 어째 어색하다. 응? 뽕을 빼야 더 그녀다웠을 것같은 아쉬움이 들더랍니다.실은 마지막 한국작가전시가 좀 아니 많이 생뚱맞았다. Karsh가 그들과 같이 전시하고 싶은 대단히 영광적인 인물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널널한 Karsh의 액자들을 지나 촘촘히 매달린 한국작가들의 작품 나열이 어째 슬퍼보이기까지했다. 그들의 전시가 이런 짜투리같은 느낌이 아니라 그들만의 전시에서 멋지게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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